2012년 7월 28일 토요일

여행기4.5 언어란

  스페인과 포르투갈 지역은 영어권 지역이 아니었다. 여행 중 영어는 여행객사이에서만 사용했고, 현지인들에게 길을 물어보거나,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와 같은 도시가 아닌 경우에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선택하려할 때, 나는 에스파뇰을 사용해야만 했다.

  안달루시아 남부지방으로 내려가니,  처음 숙소를 찾아갈 때 버스기사조차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 여러 번이었다.

   버스 거꾸로 타다 도심쪽으로 가지 않아 앞에 앉은 언니에게 물어보았더니 오, 맞게 타셨다고 우아하게 yes, 하고 웃어주었는데 도착시간이 넘도록 버스는 외곽으로 점점 빠져버린 것을 기사와 승객들과 그리고 우리들이 알아차렸을 때, 버스기사가 알 수 없는 언어로 정색하고 화를 내길래 나는 그만 화가 머리 끝까지 나버렸다. 험악해진 표정에 앞에 있던 여학생이 반대편 버스 타야 된다, 이 레이디 쫒아가면 된다. 그래서 20분이면 도착할 거리 2시간걸려 숙소 찾아갔던 곳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 세비야..

   길 물어보려 익스큐즈 미, 하면 피하는 게 다반사, 처음 며칠은 그랬지만 금방 구글에서 스페인어를 뒤져 페르동, 무이 뷔엔, 그라지아스, 돈다 에스타 와 쿠안토 쿠에스타 등 의문사, 숫자, 기초 회화를 달달 외워 다녔는데 더욱 당황했던 것은 열심히 스페인어로 이거 얼마에요? 하고 물어보면 점원 및 레스토랑 웨이터 분들이 능숙한 스페인어로 설명해줘 아이 캔트 스피크 스페니쉬... 하고 덜덜 떨며 얘기하던 것도 여행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에 겪은 일이었다.

   가면 갈수록 뻔뻔해지고 웃음은 많아져 버려, 스페인어로 묻고 스페인어로 답해주면 Si, Si, 하고 생긋생긋 웃다가 대충 어림짐작으로 손짓발짓으로 알아듣고 주변에 가서 한번 더 물어보며 살게 되었다.
  레스토랑에서 음식하나를 시키더라도 늘 심사숙고해 동생과 머리맞대고 주위 사람들 뭐 먹나 늘 관찰하다 보니, 눈치가 늘어 이젠 메뉴도 알고 주문 하게 되었다.. 고 자만하고 시켜보면 지난 번 여행지에선 squid가 오징어였는데 왜 이것도 오징어지? 내지는 아 꼴뚜기군! 아니야 오징어야 갑오징어? 부위가 다른가? 하는 나름의 식전 심각해지는 것은 일상이었다.

  빵을 물에 불려 으깨고 바칼라오와 함께 으깨 건네 준 빵죽, 시금치 덩어리와 밀가루를 반죽하고 안에 샤워크림과 새우가 들어간 모양은 롤케익이었던 시금치 롤케잌, 은 분명 현지식이라고 보기엔 너무 실험적이라 퓨전.. 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생선을 먹기 위해 갖가지 종류의 생선을 다 주문 해보았지만, 생각보다 한국이 반도국가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안 먹어본 생선은 드물었다. 정말 신기한 이름, 영어로 보아도 신기한 이름의 생선을 주문했는데 그릴드 된 고등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집에서 엄마가 맨날 조려주고 구워주는 고등어.. 라는 생각에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여행객인 것 같은 백발의 미국인 부인이 꽁치를 아슬아슬하게 발라 먹다 반은 남기고 씁쓰름한 표정으로 한번 시도해본 것에 의의를 두는 것처럼 보였던 것에 비해, 포크와 나이프로 브로컬리와 감자와 꼬마당근을 함께 찐 대구 한토막을 능숙하게 뼈다귀만 남기고 발라먹는 내 모습에는 동생이 언니 생선 발라먹을 때 제일 예뻐 하고 칭찬까지 해줘 스스로 자부심까지 생겨났다. 고기보다 생선이 발라먹기 어려운 음식이고, 식기구를 더 다양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힘의 조절도 좀 더 섬세하지 않은가?

언어...로 시작해서 음식으로 끝났네.. 기록할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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