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1일 화요일

개와 고양이

나의 친구 하나는 멍멍이를 키운다.

  친구 집에 갔더니 ,멍멍이가 하도 짖어대어 혼비백산했다. 친구의 멍멍이는 우리가 일어서면 짖었다. 내가 일어서면 자기 영역으로의 침범을 느끼는 모양이라고 친구가 주석을 달아주었다. 멍멍이를 키워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애완동물 못지 않게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주인이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때론 애견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인간의 모습을 꼴불견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개와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는다든가, 개에게 인간이 먹는 음식을 먹인다든가 하는 어쩌면 개와 주인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에 애견을 키워보지 않은 나와 같은 사람들은 나름의 협소한 견문의 기준을 들이대며 비상식적인 행동이라 매도하기도 한다.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나는 3박 4일을 난생처음으로 말못하는 짐승과 같은 공간을 써보았다.
주인 집 아줌마가 키우는 암컷 애기 고양이였는데, 이 말 못하는 짐승의 법칙에 나는 그대로 익숙해져 그것과 언어과 아닌 다른 것으로 대화하기 위해 여간 애를 먹은 것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인간 말고 다른 종과 대화해본 적이 없다. 인간이 아닌 종과 언어 말고 다르게 대화하는 경험은 가히 신세계였다. 고양이의 위협,요구,애정,.. 신기했다.

  메리포핀스의 꼬마애기는 귀뚜라미와 멍멍이와 대화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철이 바껴 귀뚜라미가 애기방을 다시 찾았는데, 말을 조금씩 깨우치기 시작한 애기는 더이상 귀뚜라미와 말을 할수가 없다. 풀이 죽어 그래, 모든 것이 그런 법이지 하는 귀뚜라미에게 메리가 시니컬하게 쏘아붙인다.

  어렸을 때 읽고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인데, 그 후에도 한참이나 나도 혹시 애기었을 때, 말을 하기 전 기억이 나에겐 없는데, 그 와중에 동물과 대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얼마나 기대했었는지. 또 있다. 나이차이 많이 나는 우리집 자매 첫째, 나에겐 마치 짐승같은 어린 동생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땐가 시집을 읽었는데, 작고 어린 이 짐승, 하고 끝나는 시의 한구절에
열살배기 새침한 여자애는 이렇게 중얼거렸었다. 아... 내 동생.

  동생은 이 느렸고 말을 할 수 있을 때도 말을 잘 하지 않았다. 말도 못하는 조그만 저 생물체를 보며 나는 동생이라기보다 내가 키우는 개... 같이 인지하지 않았나 싶다.

  꼬리 하니 말인데, 한번은, 주인이 놀아주지 않아 풀이 죽은 커다랗고 까맣고 복슬복슬한 개가 축 쳐져 있는 관경을 보았는데, 꼭 왈츠 리듬같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커튼묶는 리본같은 개의 꼬리에 뿅 갔었다. 다랗고 복슬복슬한 개의 꼬리를 질끈 밟아보고 싶은 욕망을 맥주와 수다로 누르느라 힘들기도 했다. 함께 개의 꼬리에 눈을 떼지 못하던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꼬리를 밟고 싶은데, 나는 저 꼬리를 밟고 싶어하는 내 욕망 때문에 개가 무섭다고. 꼬리를 밟히면 개는 얼마나.... 도대체 어떤 기분이 들지? .....한낱 인간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길길이 날뛰겠지?

  미술관의 어느 벽화에는 고양이의 꼬리에 작게 고양이의 얼굴을 그려놓았는데, 린자의 마음이 이해가 갈 정도로 꼬리의 몸놀림은 고양이와 다른 인격체란 생각이 들도록 움직였다.

생각해보니 꼬리는 의식없는 몸놀림?반사신경? 아닌가? 한낱 말밖에 못하는 인간은 상상조차 못하는 세계가.. 정말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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